샤넬은 성공, 구찌는 반등 중?|2026 명품 브랜드 CD 교체 중간성적표

2026. 9. 1. 09:17index_패션 & 소비 💃

1. 샤넬(Chanel): 마티유 블라지(Matthieu Blazy)

샤넬 트위드와 샤넬 백을 멘 여성
이미지출처 : 샤넬 공식 홈페이지
마티유 블라지의 샤넬 모던백을 든 여성마티유 블라지의 샤넬 모던백을 들고 핑크 슈트를 입은 여성
이미지출처 : 샤넬 공식 홈페이지

 

성적 평가: 최상 (A) — 새로운 샤넬 시대에 대한 강한 기대감

보테가 베네타에서 장인정신과 실루엣으로 호평받던 마티유 블라지가 부임하면서, 단조롭다는 평을 듣던 샤넬에 현대적인 자유로움과 감각적인 비율을 불어넣었습니다. 데뷔 컬렉션 이후 패션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이 빠르게 높아졌고, 뉴욕 매장에서는 그의 첫 컬렉션을 사려는 소비자 열기가 실제로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매출 실적으로 직접 이어졌다고 단정하긴 이르지만, 샤넬이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 디올(Dior):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

조나단 앤더슨의 디올 컬렉션

성적 평가: 중상 (A-) — 가장 높은 기대치를 안고 출발한 진행형

로에베와 JW 앤더슨을 이끌며 트렌드를 주도했던 조나단 앤더슨이 2025년 6월 디올 남성복·여성복·오트 쿠튀르 전 라인을 총괄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부임했습니다. 이는 크리스챤 디올 창립 이후 한 사람이 전 부문을 맡은 첫 사례입니다.

아직 평가를 확정하기엔 이른 단계지만, 데뷔 컬렉션부터 디올의 시그니처 뉴 룩 실루엣을 드레이프·오버사이즈 보·접힌 형태로 재해석하며 하우스의 아카이브를 존중하면서도 자신만의 비율 감각을 결합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만 전임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 시절 쌓였던 "리본 모티브·프린팅이 과도하다"는 피로감과, 북토트백이 지나치게 흔해져 희소성이 옅어졌다는 지적은 여전히 앤더슨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조나단 앤더슨이 선보인 북토트
이미지출처: 디올 공식홈페이지

 

개인적으로는 앤더슨의 디자인 방향이 다소 아쉽습니다. 저는 2015~2020년의 디올을 특히 애정하며 실제로 소비하던 고객이었는데, 그 이후로는 디올 소비가 완전히 끊겼습니다. 앤더슨 체제로 넘어오면서 제 눈에는 국내 영캐주얼 브랜드 러브캣과 톤이 겹쳐 보이는 순간들이 있었고, 여성 라인에서는 여성성이 과하게 강조되면서 예전 디올에서 느꼈던 우아함이 옅어졌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오히려 남성 라인 쪽이 훨씬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이라 개인적으로는 더 좋게 봤어요. 제가 활동하는 명품 커뮤니티에서도 북토트백이 "쇼핑백 같다"는 반응과, 브랜드 타깃 연령층이 10대 후반~20대 초반으로 확 내려갔다는 의견을 심심찮게 봤는데, 실제로 디올에 대한 관심도 자체가 예전보다 낮아진 것 같다는 체감도 있습니다.


3. 발렌티노(Valentino):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발렌티노 제품알렉산드로 미켈레의 발렌티노 제품들
이미지출처 : 발렌티노 공식 홈페이지

 

성적 평가: 중상 (A-) — 화제성은 최고, 브랜드 정체성 적응은 진행 중

구찌의 대부흥을 이끌었던 미켈레가 발렌티노로 옮겨오며, 기존의 정갈하고 드레스업된 무드에서 화려하고 맥시멀한 빈티지 아카이브 스타일로 대전환했습니다. 초기에는 "발렌티노가 아니라 구찌 2.0 같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발렌티노의 아카이브와 미켈레 특유의 맥시멀리즘을 결합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화제성 자체는 최상급이고,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으로 안착하는 과정은 아직 진행형으로 보입니다.


4. 구찌(Gucci): 뎀나(Demna)

 

뎀나가 선보이는 구찌 상품뎀나가 선보이는 구찌의 가방
이미지출처 : 구찌 공식홈페이지

 

성적 평가: 중 (B+) — 반등 신호는 보이지만 완전한 회복 선언은 이르다

사바토 데 사르노가 19개월 만에 하차한 후, 케어링 그룹은 발렌시아가에서 10여 년간 디자인을 이끈 뎀나(Demna Gvasalia)를 구찌의 새 아티스틱 디렉터로 임명했습니다. 임명 당시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침체된 구찌를 살리기엔 위험한 선택"이라는 회의적인 반응도 있었습니다.

2026년 2월 첫 런웨이 데뷔 컬렉션('프리마베라')을 시작으로 프리폴, 크루즈 컬렉션까지 연이어 공개했는데, 몸의 실루엣을 강조하는 타이트한 디자인과 톰 포드 시대 구찌를 연상시키는 무드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뎀나 특유의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식 파격적인 스타일 탓에 반응은 여전히 극과 극으로 갈리는 중입니다.

실적 면에서는 2026년 상반기 구찌 매출이 전년 대비 여전히 감소(-9%)했지만, 2분기 들어 감소폭이 크게 줄면서 최근 여러 분기 중 가장 빠른 개선 속도를 보였다고 케어링이 공식 발표했습니다. 완전한 반등이라 부르기엔 이르지만, "아무것도 판단할 수 없는 단계"는 지난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구찌의 강렬한 정체성 자체에 물음표가 남습니다. 미켈레 시절의 화려함이 한때는 '졸부 이미지'로 소비되며 피로감을 준 것도 사실이고, 그 시기 콰이어트 럭셔리(더로우 등 미니멀 브랜드)가 득세하면서 구찌의 실적이 크게 흔들린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배경에서 뎀나가 다시 강렬하고 관능적인 방향을 택한 게 시대와 안 맞는 선택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최근 트렌드 흐름을 보면 이야기가 좀 달라집니다. 2026년 들어 패션계 전반이 오히려 "조용한 럭셔리에 질렸다"는 반작용으로 다시 화려한 맥시멀리즘·장식성으로 돌아서는 분위기가 뚜렷해지고 있고, 샤넬·발렌티노 같은 다른 하우스들도 장식이 가득한 디자인으로 함께 움직이고 있습니다. 즉 뎀나의 선택이 트렌드를 거스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이 맥시멀리즘 회귀 흐름과 우연히 맞아떨어지는 타이밍일 수 있다는 게 지금 시점의 제 생각입니다. 다만 "강렬함=졸부 이미지"라는 대중 인식 자체를 뎀나가 얼마나 재정의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건 구찌의 선택

개인적으로 이번 명품 업계 CD 교체에서 가장 흥미로운 브랜드는 구찌입니다. 샤넬이나 디올처럼 이미 강력한 브랜드 정체성을 가진 하우스의 변화도 흥미롭지만, 구찌는 지금 "브랜드를 다시 살려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파격적인 선택을 했기 때문입니다. 뎀나의 디자인은 호불호가 분명한 만큼, 성공한다면 강력한 새 시대를 열 수 있지만 반대로 기존 고객층과 충돌할 위험도 있습니다.

반대로 디올은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케이스예요. 2015~2020년 디올을 애정하며 실제로 소비하던 입장에서, 앤더슨 체제 이후로는 소비 자체가 완전히 끊겼습니다. 브랜드 무드가 젊어진 건 분명하지만, 그만큼 제가 좋아했던 디올 특유의 우아함과는 멀어진 느낌이라 개인적으로는 지갑이 잘 안 열리는 시기가 됐어요.


💡 종합 총평: 명품 시장 중간점검 포인트

브랜드신임 CD핵심 무드 변화성적시장 반응 핵심
샤넬 마티유 블라지 단조로움 → 감각적 비율 & 힙한 우아함 A 데뷔 후 화제성·구매 열기 뜨거움
디올 조나단 앤더슨 아카이브 재해석 → 앤더슨식 감각 재편 A- 호평 속 출발, 전임 시절 피로감 쇄신은 숙제
발렌티노 알레산드로 미켈레 미니멀 → 화려한 맥시멀리즘 A- 화제성은 최고, 정체성 적응은 진행형
구찌 뎀나 미니멀 → 파격적 실루엣 강조 B+ 반응은 극과 극, 실적은 반등 조짐

2026년의 명품 시장은 단순히 '누가 더 예쁜 옷을 만들었는가'를 넘어, 새로운 크리에이티브가 실제 소비자의 지갑을 다시 열게 할 수 있는지가 승부처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건 몇 년간 이어지던 콰이어트 럭셔리 흐름이 저물고 다시 화려한 맥시멀리즘이 돌아오는 시점과, 뎀나의 구찌가 정면으로 맞물려 있다는 점입니다. 강렬함이 다시 트렌드의 중심으로 오는 지금, 한때 '졸부 이미지'로 소비되던 구찌의 정체성이 재평가받을 수 있을지가 2026년 명품 업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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